지난 네번의 ‘무도가요제’, 슬쩍 들여다보기!


#제1회 - 강변북로 가요제

무한도전 최초의 가요제인 ‘강변북로 가요제’를 시작할 땐 무한도전의 가요제 프로젝트가 2년에 한번씩 열릴 것도, 이렇게 엄청난 관심과 사랑을 받는 대형 프로젝트가 될 줄도 예상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됩니다.

 

강변가요제를 떠올리게 하는 ‘강변북로 가요제’는 지금처럼 무한도전 멤버와 음악인이 팀을 이루는 형식이 아니었습니다. 작곡가 윤일상, 안정훈이 출연해 도움을 줬지만 무도 멤버들 혼자 무대에 올랐습니다. 처음 열리는 가요제였기 때문에 관객도 없었고 무대 규모도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제1회 강변북로 가요제의 대상은 하하의 ‘키 작은 꼬마 이야기’였는데 하하가 지향하는 음악 장르인 레게 리듬을 살리고 자신의 작은 키를 유머러스한 가사로 표현해 시청자에게 오래 사랑받았습니다. 원더걸스의 ‘Tell Me’와 빅뱅의 ‘거짓말’이 가요계를 강타하고 있을 때 등장한 ‘키 작은 꼬마 이야기’는 발표 당시 음원 차트 3위까지 오르며 한달 이상 10위 안에 머물렀습니다.

 

정준하의 ‘My Way’가 금상을, 유재석이 부른 ‘삼바의 매력’이 은상을, ‘이러고 있다’의 정형돈이 동상을 받았지만 깊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제2회 -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

음원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건 제2회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 부터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애초 기획단계에서는 제2회 강변북로 가요제를 열려고 했으나 강변북로 해당 지역 공사로 인해 장소 섭외가 어려워져서 긴급하게 올림픽대로로 무대가 바뀌고 이름도 바뀐 것이지요. 만약 이 때 강변북로에서 공사를 하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의 무한도전 가요제는 ‘강변북로 가요제’라는 이름으로 진행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부터는 멤버들이 가수나 프로듀서와 함께 짝을 이뤄 무대를 꾸몄습니다. ‘토토가’에서 만났던 이정현은 당시 전진과 짝을 이뤄 ‘세뇨리따’를 선보였고 금상을 수상했습니다. 무대에서 미친 듯 놀던 노브레인과 노홍철이 함께 부른 ‘더위먹은 갈매기’는 동상을 수상했고 삼자돼면(에픽하이, 정형돈)의 ‘바베큐’는 은상을 수상했습니다. 대상은 윤미래, 타이거JK, 유재석이 팀을 이룬 퓨처라이거의 ‘Let’s Dance’가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의 심사 결과와 음원차트로 증명되는 대중들의 반응은 많이 달랐습니다. 심사위원에겐 인정받지 못했던 명카드라이브(제시카, 박명수)의 ‘냉면’이 음원 차트에서는 가장 오랜 기간 사랑받았습니다. 윤종신이 만들고 애프터스쿨과 정준하가 함께 부른 애프터쉐이빙의 ‘영계백숙’도 ‘냉면’과 마찬가지로 입상하진 못했지만 대중에겐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제3회 -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네번의 무도 가요제 중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가요제를 꼽으라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제3회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라’고 할 것 같습니다. 행담도에 차려진 무대는 규모나 설비 등 이전과는 급이 달라보일 정도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관객이 별로 없었던 지난 두 번의 가요제와는 달리 소문을 듣고 찾아온 관객들로 밤8시 공연인데도 불구하고 대낮부터 장사진을 쳤습니다.

 

무대를 직접 보기 위해 찾아온 어마어마한 수의 관객들만 봐도 짐작할 수 있듯 무도 가요제를 향한 뜨거운 관심과 음원차트 점령은 이때부터 본격화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연 당일까지도 곡을 바꾸겠다던 파리돼지엥(정재형, 정형돈)의 ‘순정마초’를 비롯해 대상을 수상한 처진 달팽이(이적, 유재석)의 ‘압구정 날라리’, ‘말하는대로’, ‘바람났어’,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 ‘정주나요’. ‘죽을래사귈래’, ‘흔들어주세요’와 같은 곡이 고루 사랑 받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차트에 가장 오래 남아 사랑받은 곡은 GG의 ‘바람났어’와 처진 달팽이의 ‘압구정 날라리’였죠.


#제4회 - 자유로 가요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반응이었던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이후 4번째를 맞이하는 자유로 가요제에 대한 관심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파주 임진각에 세워진 무대는 대형 록페스티벌 무대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였으며 가요제가 시작되기도 전 몰려든 인파로 공연장은 뜨거웠습니다.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에 이어 두번째 참여하는 GD는 정형돈과 ‘형용돈죵’이라는 팀을 이뤘는데, 그 해 연말 시상식에서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할만큼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습니다. 이들의 ‘해볼라고’ 무대엔 힙합비둘기 데프콘이 깜짝 등장하며 무대를 더 빛내기도 했습니다.

 

첫무대를 꾸몄던 병살(김C, 정준하) 무대 라인업도 화려했습니다. 용이감독과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무대를 연출했고 이소라도 피처링으로 참여했습니다. 또 래퍼 빈지노가 함께 무대에 섰죠. 유희열과 팀이 된 유재석은 본의 아니게 R&B를 선보였는데, 2015년 무도가요제에서 춤꾼 박진영을 파트너로 선택한 건 이 무대에서의 한을 풀기 위한 것입니다.

 

그 외에도 장미여관, 장기하와 얼굴들, 보아, 프라이머리 등의 뮤지션이 참여했는데, 처음으로 순위기를 가리지 않은 가요제였습니다. 모든 출연자들이 다같이 ‘그래 우리 함께’를 열창하는 엔딩무대도 훈훈했지요.

 

가요제가 끝난 후 음원차트에서는 ‘I Got C’와 ‘해볼라고’가 좋은 성적을 냈지만 예상치 못한 표절 파문으로 상처가 나며 지난 가요제에 비해서 음원성적은 다소 떨어졌습니다.

 

“가요계에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열심히 제작을 하는 분들에게 본의 아니게 심려끼쳐드린 점, 큰 뜻으로 이해해주길 부탁드린다. 저희들도 노래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입장이며, 노래나 가요계에 대한 진심만은 알아주길 바란다.”

 

이건 무한도전의 멤버 유재석이 2013년 10월, 자유로 가요제 방송 전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입니다. 무한도전의 출연자인 그가 사과할 일은 아니지만, 무도 가요제 음원이 시장을 독식하는 것에 대한 일부의 우려를 그도 모르지 않았겠지요.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발표되는 음악에만 관심이 모여 다른 음악은 외면당하는 현상에 대해 걱정과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무한도전을 사랑하고 무한도전 가요제를 즐거운 축제라고 생각하는 팬의 한명으로 올해도 큰 문제없이 무사히 가요제가 개최되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출처 : 벅스스페셜